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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23

야당일기_38 간단한 장례식 절차, 조문하기 요양병원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아무래도 임종하시는 환자들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 간혹 보호자들이 환자의 임종하신 후에 어떻게 진행되는지 잘 모르셔서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다. 장례식의 절차는 종교, 지역마다 혹은 가족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병원에서 일하면서 알게 된 간단한 절차를 나열해 보려 하니, 완전 처음이라 막막하신 분들에게 조금이나 이해가 되는 정도로 봐주면 좋을 듯하다. 1. 장례식은 죽은 이를 저승으로 보내주기 위한 의식, 예식을 말한다. 일단 환자가 임종을 하게되면 임종을 한 병원에서 사망진단서를 발급하게 된다. 만약 병원이 아닌 외부에서 사망하거나 사고를 당한 경우라면 경찰에 신고하고 조사가 끝난 후에 사망진단서가 발급된다. 사망진단서는 사람이 의학적으로 사망했음을 증명하는 서류로, 추.. 2023. 1. 21.
야당일기_37 마무리 그리고 끄적임 오랜만에 야당일기를 위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작년 하반기에 4년 넘게 다니던 요양병원 당직 근무를 그만두었다. 개인적으로 행복했던 2022년도에 여러 가지 다양한 이벤트들이 있기도 했고, 야간 근무로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들었다. 그리고 그 고민 끝에 나는 퇴사를 결심하였다. 초반에 한번 언급하기도 했지만 나는 이 일을 하기 전에 온라인 마켓을 운영하고 있었다. 잘 다니던 일반 회사를 그만두고 커다란 기대감과 열정으로 시작한 온라인 마켓이었지만, 역시 혼자 사장이 되어 무엇을 한다는 것이 호락호락하지 않았더랬다. 티브이에서 봤던, '회사가 전쟁터면 밖은 지옥이야' 라는 문구가 생각났던 시기였다. 그래도 꾸준히 묵묵하게 나만의 일을 진행했고, 마켓 일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다.. 2023. 1. 16.
야당일기_34 따뜻한 아이스크림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죠~?" 습하고 더운 주말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사무실에서 근무 중이었다. 출입구에 환한 인사말과 함께 인기척이 있어 나가 보니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의 보호자였다. '어? 진짜 오랜만에 오셨네. 아직 환자 분이 병원에 계신가?' "보호자님 너무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셨죠? 얼굴이 환해지셨어요~!" "잘 지내셨죠? 지나가다 생각나서 와봤어요. 부모님 계실 때 잘해주셔서요~" 오늘 찾아온 보호자를 내가 기억하는 이유는 아버지 어머니 두 분 모두 우리 병원에서 모셨어서 자주 방문해서 특별히 더 기억하고 있었다. 어머님은 치매셨고 아버님은 암환자셨는데, 어머님께서 아버님은 계속 찾으셔서 한 층에 같이 입원시켜서 매일 볼 수 있게 했었더랬다. 어머님이 다른 사람은 못 알아보시더라도 .. 2022. 7. 11.
야당일기_31 선물 뇌출혈로 입원하신지 3일 만에 임종하셨다. 입원할 때부터 이미 많이 안좋으셨던 분이라 어쩌면 3일도 오래 버티신 걸 수도 있었다. 환자분의 상태가 안좋아져서 보호자들께 연락을 드리고, 빠른 시간 안에 아드님이 먼저 오셔서 환자분의 마지막을 지키다가 보내드렸다. 그렇게 환자를 보내드린 후 대기실에서 소리 없는 눈물을 흘리다가 이내 마음을 고쳐 잡고 다른 보호자를 기다리시더라. 잠시 후 도착한 어머니. 마지막 남편 모습을 보고 내려와 아들과 마찬가지로 조용히 눈물을 훔치셨다. "어머니, 너무 슬퍼마세요. 오래 못갈꺼 알고 계셨잖아요. 그래도 생각해보면 아버지가 저희들 고생하지 말라고 일찍 가신 거 같아요. 어쩌면 마지막으로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하자고요" 다독이며 어머니를 위로해주는데, 듣고 있는 내가 찡한 .. 2022. 4. 12.
야당일기_28 보호자의 결정 "203호 OOO님 상태가 안 좋으셔서 조금 이따 보호자 오실 거예요. 아마 다른 병원으로 가실 듯합니다. 진료의뢰서 나오면 발급해주시고 사설 엠뷸런스 좀 불러주세요." 중환자실에서 온 전화였다. 환자분의 상태가 안좋아지셔서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가야 할 상태인가 보다 싶어서 서류 발급 준비를 부지런히 하는 중이었는데 다시 전화가 왔다. "혹시 엠뷸런스 연락하셨나요? 잠시 보류해주세요. 보호자 분이랑 얘기하고 확정되면 다시 연락드릴게요." 다행히 보호자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황이라 따로 엠뷸런스를 부르지 않았어서 다른 연락이 오기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웬일인지 진료의뢰서도 바로 안 내려오고 있었다. 그러고 한참이 지나도 아무 연락이 없어서 내가 먼저 전화를 해서 진행 상황을 물어봤다. "보호자분께서 환.. 2021. 11. 22.
야당일기_25 여기서 이러면 안됩니다. 밤이 지나고 눈 좀 붙였다가 일어날 때쯤, 병동에서 한통의 전화가 왔다. "여기 O병동인데요, 환자가 술사서 마시면 어떻게 되나요?" 이른 시간부터 꽤나 상기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환자분이 술을 마셔요? 어디서 구했대요?" "새벽에 잠들었을때 몰래 나와서 뒷문 열고 사 오신 거 같아요" 나는 놀랐다. 뒷문은 보통 밤에 외부인이 들어올수 있거나 환자들이 나갈 수 있어서 잠가둔 곳인데 그쪽으로 나갔다고? 해당 환자는 지금 옥상에 있다는 말을 듣고 올라가 보았다. 옥상 가장 구석에서 등을 지고 휠체어에 앉아 종이컵에 술을 따라서 마시고 있었다. 내가 오는 인기척에 후다닥 술병을 밑으로 숨겼지만 그마저도 나에게 너무 잘 보였다. "아버님 지금 뭐 드시고 계세요? 그거 술인데 왜 드시고 계신 건.. 2021. 10. 25.
야당일기_22 옥상정원 내가 일하는 병원에는 옥상에 작은 정원이 있다. 환자들과 직원들을 위한 작은 휴식공간. 삼삼오오 모여서 대화를 주고받는 환자들, 산책 겸 운동하러 나온 환자 및 간병사님들, 따뜻한 햇살이 그리워서 올라온 이들 등등 저녁시간이 되기 전까지 활기찬 곳이기도 하다. 특히 코로사 시기가 되면서 환자들은 아예 외부로 출입이 불가능하고, 간병사들도 기본적인 물품구매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에 그나마 바깥공기를 느낄 수 있는 옥상이 인기가 좋아졌다. 출퇴근하면서도 다른 외부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는 나도 답답함을 느끼고 지낸지도 벌써 1년이 훌쩍 넘어가는데, 작은 이곳에만 있는 이들은 나보다 더 큰 답답함을 참으면서 지내고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올라가서 본 옥상의 풍경은 내가 생각했던.. 2021. 8. 8.
야당일기_21 전달자 "OOO 환자, OO시 OO분 사망하셨습니다." 의사의 사망선고. 재방송으로 보고 있던 드라마에서 나온 의사의 대사였다. 오늘따라 내가 저 대사가 유독 귀에 더 잘 들어왔던 건 아마도 간접적으로 업무와 관련이 있어서가 아닐까? 근무할 때 나는 원무과에 있기 때문에 병동에 올라갈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환자에 대한 사망선고 선언도 직접 들어본 적은 없지만 보호자들을 응대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그 순간을 느낌적으로나마 마주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환자의 상태가 많이 안좋아지면 병동에서 주치의 선생님께 연락을 취하고 주치의의 결정에 따라 보호자한테 연락을 하고 면회를 하게 된다. 그렇게 병원에 도착하여 환자의 임종을 지키는 경우도 있지만 간혹 안타깝게도 보호자가 도착하기 전에 세상을 떠나게 되어 그 순간을 지.. 2021. 7. 28.
야당일기_18 요양병원 입원 상담하기 앞에 말했듯이 요양병원과 요양원 중 환자에 맞는 환경과 목적에 맞게 정했다면, 먼저 입원 상담부터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나는 일반 직원이라 입원 여부에 대한 결정권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야간 당직은 항상 혼자 있기 때문에 1차 상담은 직접 진행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호자의 입장과 상담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서 입원 상담에 대해 짧게 적어보면 좀 더 이해가 쉬울지도 모르겠다. 1. 병원직원(상담자) 직원의 입장에서 입원 상담을 진행하는 경우는 크게 전화 상담과 방문 상담으로 나눌 수 있는데, 요즘 시기는 면회 자체도 안되기 때문에 입원 상담을 위해 보호자가 방문을 하더라도 병실 내부나 시설을 보여드릴 순 없다. 사실 직접 보여드리면서 설명을 해드리는 게 좋긴 하지만 이 부분은 너.. 2021. 7. 12.
야당일기_16 요양병원 입원 목적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part.1 짧은 지식이지만 3년 정도 일하면서 봐온 여러 명의 환자들을 보면서 문득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목적은 무엇인지, 요양병원을 알아볼 때 무엇을 알아봐야 할지 몇 글자 남겨보려고 한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지만 다 맞는 건 아니니 요양 병원에 입원을 할 때 약간의 참고 정도만 하시면 될 듯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기 때문에) 내가 다니는 병원은 침상수가 220개 정도 되는 요양 병원이며 항상 침상이 거의 다 차 있는 상태를 유지 하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중환자 포함 고관절 골절, 암, 치매, 투석 등등의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볼 수 있고, 그들의 생활 모습, 의지 등도 많이 눈에 보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은 재활을 위해서, 어떤 사람은 얼마 남지 않은 삶을 기다리.. 2021. 7. 10.
야당일기_15 대기중입니다 "중환자실 XXX님 위독하셔서 보호자분께 연락했습니다. 거리가 좀 있으셔서 오시는데 시간 걸릴 거예요." 병실에서 이런 연락이 오면 나는 주로 환자의 수납 내용, 이 전에 발급됐던 진단서 등을 보면서 보호자가 왔을 때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미리 준비를 하는 편이다. 위독하시다는 말은 금방 곧 돌아가실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에 오시는 보호자들도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마지막을 옆에서 지키시고 싶은 마음으로 오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렇게 전화를 받고 거의 2시간 정도 지나서 보호자들이 왔는데, 뒤로 이어서 침상을 끌고 들어오시는 분이 계셨다. "어떻게 오셨나요?" 그러자 앞에 보호자가 말을 하였다. "장례식장 차예요. 저희랑 같이 왔어요" '응???' "환자분이 사망하셨다고 연락이 왔나요.. 2021. 7. 3.
야당일기_14 원한다면 보내드리리 "수고하십니다. 신고받고 방문하였습니다." 코로나 이전의 일이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평범하게 근무 중이었는데, 남자 한 명 여자 한 명의 경찰관이 병원으로 방문한 것이다. "무슨 일로 오셨을까요? 신고요?" "네. 목소리가 여성분인데 환자분 같더라구요, 직원들이 때린다고 전화 주셨어요. 6층이라고 하셨고요."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보통 병실에서 소동이 일어나면 나한테도 연락이 오는데 조용했으니 더욱 당황스러웠다. 일단 그럴 리 없다고 했는데, 신고를 받은 이상 연락하신 분을 직접 만나야 한다고 해서 같이 6층으로 올라갔다. 과연 6층의 한 병실은 늦은 시간임에도 시끌시끌하였다. 경찰과 함께 병실에 가보니 환자 한 분과 다른 직원들과 싸움 중이었다. "어머님, 경찰입니다. 어머님이 신고하셨나.. 2021.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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