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잘 지내셨죠~?"
습하고 더운 주말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사무실에서 근무 중이었다.
출입구에 환한 인사말과 함께 인기척이 있어 나가 보니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의 보호자였다.
'어? 진짜 오랜만에 오셨네. 아직 환자 분이 병원에 계신가?'
"보호자님 너무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셨죠? 얼굴이 환해지셨어요~!"
"잘 지내셨죠? 지나가다 생각나서 와봤어요. 부모님 계실 때 잘해주셔서요~"
오늘 찾아온 보호자를 내가 기억하는 이유는 아버지 어머니 두 분 모두 우리 병원에서 모셨어서 자주 방문해서 특별히 더 기억하고 있었다. 어머님은 치매셨고 아버님은 암환자셨는데, 어머님께서 아버님은 계속 찾으셔서 한 층에 같이 입원시켜서 매일 볼 수 있게 했었더랬다. 어머님이 다른 사람은 못 알아보시더라도 아버님만은 항상 알아보셨다고..
그러던 중 몇 달 전에 아버님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드렸는데, 그때는 내가 근무할 때라 기억하고 있었지만 사실 어머님은 계속 입원 중이신 줄 알았다. 타이밍이 안 맞아서 못 보다가 오랜만에 보호자를 만났구나 생각했는데, 어머님도 한 달 전쯤에 아버님 곁으로 가셨다고 오늘에서야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이렇게 지나가다 생각났다면서 아이스크림을 한 아름 사 오셨다.
병실에 직접 올라갈 수 없기에 전에 계시던 병동에 전달 부탁을 받고 환하게 웃으면 쿨하게 가셨다.
생각하지 못한 작은 아이스크림 선물이었지만 뭔가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받고 따뜻한 마음을 느끼다니 괜히 몽글몽글해졌다.
그래도 보호자의 환한 표정을 보고 있자니 왠지 앞으로는 좋은 일들만 가득하실 것 같달까?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우리 병원에도 이렇게 좋은 기억으로 가지고 있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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