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당직일기4 야당일기_28 보호자의 결정 "203호 OOO님 상태가 안 좋으셔서 조금 이따 보호자 오실 거예요. 아마 다른 병원으로 가실 듯합니다. 진료의뢰서 나오면 발급해주시고 사설 엠뷸런스 좀 불러주세요." 중환자실에서 온 전화였다. 환자분의 상태가 안좋아지셔서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가야 할 상태인가 보다 싶어서 서류 발급 준비를 부지런히 하는 중이었는데 다시 전화가 왔다. "혹시 엠뷸런스 연락하셨나요? 잠시 보류해주세요. 보호자 분이랑 얘기하고 확정되면 다시 연락드릴게요." 다행히 보호자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황이라 따로 엠뷸런스를 부르지 않았어서 다른 연락이 오기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웬일인지 진료의뢰서도 바로 안 내려오고 있었다. 그러고 한참이 지나도 아무 연락이 없어서 내가 먼저 전화를 해서 진행 상황을 물어봤다. "보호자분께서 환.. 2021. 11. 22. 야당일기_25 여기서 이러면 안됩니다. 밤이 지나고 눈 좀 붙였다가 일어날 때쯤, 병동에서 한통의 전화가 왔다. "여기 O병동인데요, 환자가 술사서 마시면 어떻게 되나요?" 이른 시간부터 꽤나 상기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환자분이 술을 마셔요? 어디서 구했대요?" "새벽에 잠들었을때 몰래 나와서 뒷문 열고 사 오신 거 같아요" 나는 놀랐다. 뒷문은 보통 밤에 외부인이 들어올수 있거나 환자들이 나갈 수 있어서 잠가둔 곳인데 그쪽으로 나갔다고? 해당 환자는 지금 옥상에 있다는 말을 듣고 올라가 보았다. 옥상 가장 구석에서 등을 지고 휠체어에 앉아 종이컵에 술을 따라서 마시고 있었다. 내가 오는 인기척에 후다닥 술병을 밑으로 숨겼지만 그마저도 나에게 너무 잘 보였다. "아버님 지금 뭐 드시고 계세요? 그거 술인데 왜 드시고 계신 건.. 2021. 10. 25. 야당일기_21 전달자 "OOO 환자, OO시 OO분 사망하셨습니다." 의사의 사망선고. 재방송으로 보고 있던 드라마에서 나온 의사의 대사였다. 오늘따라 내가 저 대사가 유독 귀에 더 잘 들어왔던 건 아마도 간접적으로 업무와 관련이 있어서가 아닐까? 근무할 때 나는 원무과에 있기 때문에 병동에 올라갈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환자에 대한 사망선고 선언도 직접 들어본 적은 없지만 보호자들을 응대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그 순간을 느낌적으로나마 마주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환자의 상태가 많이 안좋아지면 병동에서 주치의 선생님께 연락을 취하고 주치의의 결정에 따라 보호자한테 연락을 하고 면회를 하게 된다. 그렇게 병원에 도착하여 환자의 임종을 지키는 경우도 있지만 간혹 안타깝게도 보호자가 도착하기 전에 세상을 떠나게 되어 그 순간을 지.. 2021. 7. 28. 야당일기_15 대기중입니다 "중환자실 XXX님 위독하셔서 보호자분께 연락했습니다. 거리가 좀 있으셔서 오시는데 시간 걸릴 거예요." 병실에서 이런 연락이 오면 나는 주로 환자의 수납 내용, 이 전에 발급됐던 진단서 등을 보면서 보호자가 왔을 때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미리 준비를 하는 편이다. 위독하시다는 말은 금방 곧 돌아가실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에 오시는 보호자들도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마지막을 옆에서 지키시고 싶은 마음으로 오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렇게 전화를 받고 거의 2시간 정도 지나서 보호자들이 왔는데, 뒤로 이어서 침상을 끌고 들어오시는 분이 계셨다. "어떻게 오셨나요?" 그러자 앞에 보호자가 말을 하였다. "장례식장 차예요. 저희랑 같이 왔어요" '응???' "환자분이 사망하셨다고 연락이 왔나요.. 2021. 7. 3.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