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O 환자, OO시 OO분 사망하셨습니다."
의사의 사망선고. 재방송으로 보고 있던 드라마에서 나온 의사의 대사였다.
오늘따라 내가 저 대사가 유독 귀에 더 잘 들어왔던 건 아마도 간접적으로 업무와 관련이 있어서가 아닐까?
근무할 때 나는 원무과에 있기 때문에 병동에 올라갈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환자에 대한 사망선고 선언도 직접 들어본 적은 없지만 보호자들을 응대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그 순간을 느낌적으로나마 마주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환자의 상태가 많이 안좋아지면 병동에서 주치의 선생님께 연락을 취하고 주치의의 결정에 따라 보호자한테 연락을 하고 면회를 하게 된다. 그렇게 병원에 도착하여 환자의 임종을 지키는 경우도 있지만
간혹 안타깝게도 보호자가 도착하기 전에 세상을 떠나게 되어 그 순간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생기기도 한다.
사망선고는 주치의 혹의 야간일 때는 당직의가 하게 된다. 그순간,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이 들까? 소중한 한 사람의 생명이 꺼졌다. 수많은 인생의 역경과 굴곡, 희로애락을 겪었을 한 사람의 인생. 지켜보는 가족 및 보호자. 그리고 사망을 결정지어주는 의사까지.
현실에서의 사망선고는 드라마나 영화처럼 항상 울음바다가 되거나 비통에 빠진 분위기만 있지는 않다. 차분하고 조용하게 끝날때가 많다. 의사는 죽음을 선고하는 집행자가 아닌 단순히 알려주는 전달자에 불과하다 생각한다. 하지만 본인이 진찰하고 지켜보던 환자의 사망을 선고하는 일이 분명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매번 처리하는 서류 업무지만 그때마다 먹먹한 마음이 내 몸속에서 스며 나오는데, 의사 선생님이라고 안 그럴까.
꺼져가는 생명을 마주하는 일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의사, 간호자 그리고 간병사까지도. 하지만 오늘도 그들은 열심히 본인의 업무에 열심히 하며 자리를 지킨다. 최대한 천천히 전달자가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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