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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쓰의 야당일기

야당일기_23 고장

by 추억먹고사는김씨 2021.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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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냉난방기가 고장 났다. 요즘 들어 자주 고장이네.
저녁시간에 냉난방기가 고장나면 업체를 부를 수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하루 지나고 낮 시간에 A/S를 불러야 한다. 그런데 한번 불러서 고치고 나면 또 다른 곳이 고장 나고, 비슷한 오류가 계속되고 이렇게 몇 달을 보냈다.

"기계 수명이 다되서 그래요. 바꿀 때가 돼서 기계가 표현하고 있는 거예요."

A/S기사님 말로는 병원 특성상 365일 24시간 기계를 10년을 꼬박 돌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계속 고장 나는 거라고 했다. 이제는 부품으로 고치는 게 아니고 새로 교체할 때가 되었다고. 그나마 다행인 건 너무 자주 고장 나서 나 조차 따로 임시 교육을 받아 기계를 ON/OFF를 할 수 있어서 다음날 수리 전까지 임시적으로 버틸 수 있게 되었는데, 나만 좀 수고로울 뿐, 환자들에게는 크게 피해를 주지는 않았다.

우리 몸도 비슷하다. 휴식 없이 계속 사용하면 아프게 되어 있다. 운동선수들은 연골이 닿아 없어지고, 무거운 짐을 매일 들면 허리를 다치고, 매일 열심히 컴퓨터만 하면 거북목이 된다.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어찌 보면 우리 병원의 환자들도 오랜 세월 몸을 사용해서 기관들의 수명이 다돼가서 아픈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기계는 부품이라도 갈고, 그것도 안되면 새 제품으로 교환이라도 가능하지. 우리 신체는 그렇지 않다. 신생아 시절 활발하게 움직이고 자라는 세포들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활동이 둔해진다. 건강한 운동과 관리로 노화되는 신체를 시간적으로 건강하게 연장은 할 수 있지만 우리 신체는 분명 언젠가 노화되고 고장 나게 되어 있다.

병원 냉난방기처럼 365일 24시간 사용하지 말고 충분히 휴식을 많이 갖자. 잠도 많이 자고 한참 멍 때려보기도 하고, 여행을 떠나도 좋다. 각자의 방식으로 바쁜 일상 속에서도 빼먹지 말고 휴식을 가졌으면 좋겠다. 변화되는 사회 속도도 따라가기 버거울 정도로 정신없이 바쁜 날들이지만 그럴수록 내 몸은 내가 먼저 잘 챙겼으면 좋겠다.

'천천히 가도 돼. 방향만 맞게 가고 있다면 분명히 목표를 달성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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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우리 병원도 날씨 좋은 봄날에 맞춰 한 달간 병원에 있는 모든 냉난방기를 교체하였다. 지금은 잔고장이 하나도 없어서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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