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도 한분이 임종하셨다. 암으로 입원하신 분으로 일반병실에 계시다가 중환자실로 옮긴 후 며칠 있다가 임종을 하셨는데, 요즘 시국 때문에 돌아가시기 바로 얼마 전에야 잠깐 면회를 한 것이 전부였다. 요양병원 환자들의 평균 나이에 비해 적은 나이에 속하셨던 분.
그래도 한번은 만나서일까. 임종 소식을 듣고 대기실에 있는 보호자는 꽤나 담담했고 차분했다. 덤덤하게 수납과 사망진단서 발급까지 다 끝나도록 생각보다 차분한 분위기의 보호자였다. 듬직한 체구의 아들과 함께 망자분이 내려오길 기다릴 때까지만 해도 담담한 분위기는 계속되었다.
환자가 흰 천에 쌓인 모습으로 내려오는 모습을 보는 순간 보호자는 아주 큰 소리로 우시기 시작하였다. 그 소리에는 그간의 설움과 슬픔이 사무실에 있던 나에게까지 고스란히 전달되어 왔다. 참고참다 결국 터져버린 감정에 보호자는 환자가 장례식장 차에 실릴 때까지 그리도 구슬프게 소리 내어 울었다.
근래의 병원은 시기 때문에 면회도 어렵고 무엇이던 조용하게 지나가야 할 것 같은 분위기들의 연속이었다.
정말 오랜만이었다. 가족을 떠나 보낼때 듣는 구슬픈 곡소리. 길지 않은 순간이었음에도 그 소리가 강하게 남았다.
누군가를 내 곁에서 보내줘야 할 때, 당신은 어떤 모습을 보여주나요?
조용히 덤덤하게 감정을 절제하며 있을 수도 있고
폭발하듯 올라오는 감정을 폭포수처럼 쏟아낼 수도 있고
애써 외면하며 모른 척할 수도 있듯 그 모습에는 정답은 없지만
결국에는 크나큰 감정과 맞닥뜨리게 된다는 것.
헤어짐에서 나오는 감정에 솔직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좋은 것 같다.
그러면 어느 날 진짜 마음이 보내주는 그날이 왔을 때
웃으며 보내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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