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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양병원일기4

야당일기_27 로스트 메모리즈 비교적 한가롭게 근무 중이던 어느 때, 간병사 한분이 휴대폰을 들고 왔다. "601호 OOO환자 핸드폰인데요, 좀 이따 보호자분이 오셔서 핸드폰 찾으시면 전달 부탁드립니다." 면회는커녕 병실로 올라가는 것조차 통제하는 요즘 시기에 종종 보호자들에게 물건을 전달해주거나, 보호자들이 환자들에게 필요한 물건이나 음식을 갖다 주면 전달해주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하고 휴대폰을 맡았다. 잠시 후, 한 노부인께서 오셨고 원무과로 찾아와서 OOO환자의 핸드폰이 여기 있냐며 찾으셨다. 그리고 핸드폰을 전해주는데 연신 죄송하다고 고생이 많으시다며 사과를 하시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대기실 한쪽에 자리 잡고 앉으셔서 한참을 휴대폰을 만지셨다. '핸드폰이 고장나서 봐주시러 오셨나' 휴대폰을 고친다는 느낌이기엔 어딘가 서투른 손.. 2021. 11. 2.
야당일기_24 당신을 보내는. 오늘도 한분이 임종하셨다. 암으로 입원하신 분으로 일반병실에 계시다가 중환자실로 옮긴 후 며칠 있다가 임종을 하셨는데, 요즘 시국 때문에 돌아가시기 바로 얼마 전에야 잠깐 면회를 한 것이 전부였다. 요양병원 환자들의 평균 나이에 비해 적은 나이에 속하셨던 분. 그래도 한번은 만나서일까. 임종 소식을 듣고 대기실에 있는 보호자는 꽤나 담담했고 차분했다. 덤덤하게 수납과 사망진단서 발급까지 다 끝나도록 생각보다 차분한 분위기의 보호자였다. 듬직한 체구의 아들과 함께 망자분이 내려오길 기다릴 때까지만 해도 담담한 분위기는 계속되었다. 환자가 흰 천에 쌓인 모습으로 내려오는 모습을 보는 순간 보호자는 아주 큰 소리로 우시기 시작하였다. 그 소리에는 그간의 설움과 슬픔이 사무실에 있던 나에게까지 고스란히 전달되어.. 2021. 10. 11.
야당일기_20 어느날 갑자기 환자 한 분이 임종하셨다. 그가 우리 병원에 있던 기간은 단 3일. 보호자분이 도착했고, 환자의 마지막을 보시고 내려왔다. 보호자는 많이 당황스러워하는 표정으로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기만 했다. 환자가 처음 대학병원에 입원하고 임종하신 오늘까지 총 입원 기간이 한달이 안되었다고 한다. 나이가 좀 있으시긴 했지만 그에 비해 건강한 편이라 이렇게 금방 돌아가실지 예상을 못했다고 하셨다. 어디 장례식장으로 모셔야 할지 이다음에는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아무것도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렇게 보호자는 오랫동안 많은 생각을 하면서 마음을 추스르고 가까운 장례식장으로 환자를 모시고 갔다. 요양 병원 특성상 삶의 마지막에 가까이 있으신 분들이 많이 있기에 많은 보호자들은 항상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2021. 7. 26.
야당일기_16 요양병원 입원 목적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part.1 짧은 지식이지만 3년 정도 일하면서 봐온 여러 명의 환자들을 보면서 문득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목적은 무엇인지, 요양병원을 알아볼 때 무엇을 알아봐야 할지 몇 글자 남겨보려고 한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지만 다 맞는 건 아니니 요양 병원에 입원을 할 때 약간의 참고 정도만 하시면 될 듯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이기 때문에) 내가 다니는 병원은 침상수가 220개 정도 되는 요양 병원이며 항상 침상이 거의 다 차 있는 상태를 유지 하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중환자 포함 고관절 골절, 암, 치매, 투석 등등의 다양한 환자들을 만나볼 수 있고, 그들의 생활 모습, 의지 등도 많이 눈에 보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은 재활을 위해서, 어떤 사람은 얼마 남지 않은 삶을 기다리.. 2021.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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