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리리리~ 띠리리리~
"안녕하십니까, OOO요양병원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죄송합니다. 현재 코로나 상황 때문에 면회가 전면 금지입니다. 면회 가능 일정은 아직 미정이고요, 상황 지켜보고 가능하게 되면 따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보호자와 환자가 생이별을 한지 벌써 1년이 넘었다. 조금 나아지나 싶었는데 또다시 심해졌다. 곧 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겨우 버텼는데 또다시 면회 완전금지가 되었다. 요즘 문의 전화가 오면 가장 많이 하는 대답이 "죄송합니다"로 시작한다. 특히 주말의 경우에는 전화만 받다가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코로나 시절 이전에는 면회도 마음대로 하고 보호자 출입도 자유로웠고, 외출 외박도 아무렇지 않게 가능했다. 원무과에 앉아서 특별히 크게 출입자 관리도 하지 않았다. 대기실은 항상 북적거렸고 가끔은 보호자들이 나눠 드시라며 간식도 남겨주시기도 했다. 벌써 까마득히 먼 옛날이야기 같다.
언제나 조용한 대기실, 매우 위독한 환자가 있을 때만 보호자가 앉을 수 있다. 그래서 보호자들의 웃음소리를 들어본 날이 언제였는지 기억도 안 난다. 요양병원은 취약시설로 분류돼서 백신이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접종을 시작하였다. 백신 접종이 완료되고 확진자 수도 줄어들면서 면회 가능성에 대한 기사도 많이 나왔다.
보통 국가에서 정책을 정해주면 시군으로 내려오고 시군은 각자 상황에 맞게 검토한 뒤에 보건소를 통해 시설로 공문이 내려온다. 공문을 받고 무조건 시행하는 것이 아니고 병원 내부 검토를 하여 상황에 맞게 면회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 우리 병원도 이에 맞춰 일부 조건을 갖춘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면회를 실시할 뻔하였으나 다시금 확진자가 급증하여 전면 금지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매주 정성으로 간식만 전달하러 오시는 보호자들의 아쉬워하는 표정을 보면 내 마음이 더 안타깝고 죄송스럽다. 어떤 보호자들은 큰소리 내시고 가시는 분들도 있다. 이해한다. 그래서 그냥 들을 수밖에 없다. 바이러스에 특히 더 취약한 환자들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최대한 철저하게 예방하는 것이 병원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방역을 한다고 해도 사실 100% 막히는 것도 아니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해 예방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그럼에도 단순히 보호자들께 상황을 이해해달라고 하기에 시간이 너무 흘렀다. 그리고 언제 다시 면회가 풀리고 예전처럼 생기가 도는 병원 분위기가 될지 기약도 없다. 그래서 가끔은 티브이 속에 나오는 무책임한 행동으로 확진세를 더 심하게 몰고 가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나기도 한다.
당신이 이 상황을 이해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행동할 때 누군가는 분명 절실하게 빨리 이 상황이 끝나길 바라고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정말인지 평범한 일상이었던 생활이 먼 이야기 같다. 오늘도 긍정적으로, 희망을 가지고 바래본다.
평범했던 그날이 돌아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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