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뇌출혈로 입원하신지 3일 만에 임종하셨다.
입원할 때부터 이미 많이 안좋으셨던 분이라 어쩌면 3일도 오래 버티신 걸 수도 있었다.
환자분의 상태가 안좋아져서 보호자들께 연락을 드리고, 빠른 시간 안에 아드님이 먼저 오셔서 환자분의 마지막을 지키다가 보내드렸다.
그렇게 환자를 보내드린 후 대기실에서 소리 없는 눈물을 흘리다가 이내 마음을 고쳐 잡고 다른 보호자를 기다리시더라.
잠시 후 도착한 어머니. 마지막 남편 모습을 보고 내려와 아들과 마찬가지로 조용히 눈물을 훔치셨다.
"어머니, 너무 슬퍼마세요. 오래 못갈꺼 알고 계셨잖아요. 그래도 생각해보면 아버지가 저희들 고생하지 말라고 일찍 가신 거 같아요. 어쩌면 마지막으로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하자고요"
다독이며 어머니를 위로해주는데, 듣고 있는 내가 찡한 마음이 들었다.
보호자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임종을 두고 선물이라 말할 수 있는.
본인의 마음도 추스르기 힘들 텐데 남아 계신 어머니를 위한 마음도 느껴지기도 했고,
오랫동안 병원에서 희망 없이 누워계시는 환자를 모시는 보호자의 마음도 알기에 아들의 그 말이 오래 여운에 남았다.
실제로 아주 간혹, 보호자들 중에는 이런 문제로 힘들어하는 분들도 있으시다.
다시 건강해지라는 희망을 가지고 입원하시는 환자가 아닌, 생명을 연명하고 있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상태가 많이 안 좋으시지만 오래 입원하시고 계신 환자의 경우에는, 보호자의 입장에서 여러 이유로 힘들어하는 경우를 종종 보기도 한다. 그래서 아들의 위로 섞인 그 말이 더 공감이 됐나 보다.
가족은 존재만으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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