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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쓰의 야당일기

야당일기_29 잘사는 방법

by 추억먹고사는김씨 2021.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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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새벽에 한분이 임종하셨다.
평소처럼 환자의 정보를 확인하고 보호자를 기다리며 서류 정리를 하는데,
입원하신 지 11년이 되신 분이었다.
11년이면 병원 개원과 거의 동시에 입원하신 건데, 말 그대로 장기 요양 입원 환자였던 것이다.
연세를 보니 88세. 88년 인생 중에 11년을 병원에 계셨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많은 생각들이 스치게 되었다.

내 인생이라면 어땠을까.
내가 사는 일생중 10년을 병원에서 있어야 한다는 게 과연 좋은 것인가.
그것이 진정 삶의 일부라도 살아있음에 감사해야 한 것일까.

말도 안되는 급사나 사고사가 아닌 이상 많은 환자들은 임종하기 전에 중환자로 누워있다가 가신다. 눈을 뜨지 못해도, 말을 하지는 못해도 환자들은 잘 듣고, 정신도 있으신 분들이라고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보호자들이 찾아와서 옆에서 이런저런 이야기하는 것들을 다 듣고 있다고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니 생각이 생각을 낳고, 또 다른 생각으로 빠지고, 그렇게 하다 보니 좋은 생각보다는 땅끝으로 내려갈 듯한 무거운 마음이 생기더라. 결국 그 마지막 생각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라는 물음만 남긴 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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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년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다보니 한없이 무거워졌지만
반대로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니,
지금 당장, 지금 이순간부터라도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미루지 않고,
좀 더 건강한 삶을 위해 관리를 해야 하고,
끝없이 열렬하게 사랑을 하고 싶고,
주변 사람들에게 좀 더 잘해야겠다.

그래서 내 인생의 마지막이 왔을 때,
'후회 없는 삶이었다'라는 마음이 들도록.

당신에게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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