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야당일기를 위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작년 하반기에 4년 넘게 다니던 요양병원 당직 근무를 그만두었다. 개인적으로 행복했던 2022년도에 여러 가지 다양한 이벤트들이 있기도 했고, 야간 근무로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많이 들었다. 그리고 그 고민 끝에 나는 퇴사를 결심하였다.
초반에 한번 언급하기도 했지만 나는 이 일을 하기 전에 온라인 마켓을 운영하고 있었다. 잘 다니던 일반 회사를 그만두고 커다란 기대감과 열정으로 시작한 온라인 마켓이었지만, 역시 혼자 사장이 되어 무엇을 한다는 것이 호락호락하지 않았더랬다. 티브이에서 봤던, '회사가 전쟁터면 밖은 지옥이야' 라는 문구가 생각났던 시기였다.
그래도 꾸준히 묵묵하게 나만의 일을 진행했고, 마켓 일이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힌다는 느낌이 들 때 좀 더 열심히 살아보고 싶어서 도전했던 일이 요양병원 일이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일했던 기간 동안 또 다른 배움과 느끼는 바가 있었고,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리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며 마침표를 찍었다.
야간 근무를 그만두면 어떤 일을 시작할까 참 고민을 많이 했는데, 몇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흔히, 요양병원과 같은 병원을 만성기 병원이라고 한다. 그리고 흔히 동네에서 보는 병원들은 급성기 병원이라고 한다. 선택지 중 한 곳은 이러한 다른 병원의 주간 원무과로 가는 것이었는데, 솔직히 원무과 야간업무가 경력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아서 취업도 쉽지 않겠지만, 막상 근무를 하더라도 열심히 배우며 초심으로 일을 해야 됐다.
두번째는 기존에 운영했던 온라인 마켓에 집중해서 다시 키우는 것이었다. 투잡으로 근무를 하긴 했지만 병원 생활이 익숙해져 온라인 마켓에 소홀했던 점이 있었는데, 소홀했던 만큼 수익이 다시 떨어진 상태였다. 올리는 일이 쉽지는 않겠지만 좋은 물건을 찾아서 좋은 가격에 판매하는 이 일이 참 재미있어서 마켓 일을 집중하는 것도 고민이었다.
세번째는 결론적으로 선택한 일인데, 온라인 마켓을 운영하며 맺었던 업체에서 좋은 제안이 들어왔다. 나는 이 회사의 상품을 위탁 판매를 하고 있었는데 아예 그 회사로 입사를 하여 마케팅 업무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정말 많은 고민 끝에 그 회사로 들어가서 업무를 하기로 하였다. 이후 블로그를 쓰지 못할 정도로 정신없었기에 오늘에서야 야당일기의 마무리를 짓게 되었다.
요양병원 야간 당직을 하면서 많은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꽤나 정적인 성격이 된거 같기도 하였다. 그동안의 많은 경험과 생각을 잘 간직해서 또 다른 나의 시작에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 그리고 병원 생활을 하면서 맺은 좋은 직원들과 환자분들께도 너무 감사하다. 나는 이제 이 밤을 병원이 아닌 집에서 보내고 있지만, 오늘도 환자들을 돌보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는 병원의 많은 직원들의 노고를 알기에 마지막으로 이 말을 전하고 싶다.
"그동안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많은 보호자들이 오늘도 편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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