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병원에는 투석을 받으시는 환자들이 가끔 계신다. 투석실이 없는 병원이지만 길만 바로 건너면 맞은편 병원에 투석실이 있어서 그곳에서 투석을 하시고 우리 병원에서 지내는 환자분이 있다.
아주 가끔 내가 근무할 때 시간이 맞으면 건너편 병원까지 직접 휠체어를 끌어서 안내해드리곤 하는데, 처음으로 휠체어라는 것을 끌어보게 되었다. 진짜 한달에 몇 번 없는 일이지만 덕분에 여러 가지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경사의 중요성 - 걸어다닐때는 몰랐지만 휠체어로 다닐 때는 조금만 경사가 있어도 환자가 쓰러질 수가 있다. 높은 경사가 있다면 뒤로 돌려서 움직이는 것이 안전하다.
고작 5cm의 문턱도 누군가에겐 버거울 수 있다 - 작은 턱이라도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휠체어로는 지나가기 쉽지 않다. 다행히도 모든 도로와 인도에 휠체어가 편하게 지나갈만한 턱이 없는 곳이 있다는 점이다.
휠체어에 은근히 몰랐던 작은 기능들이 있다 - 이동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기능들이 있는데, 직접 끌어보기 전까지 전혀 몰랐다. 예를 들면 작은 돌이나 막히는 순간에 발받침을 이용해서 휠체어 바퀴를 살짝 들어서 이동이 가능하다.
코로나가 끝나야 한다 - 바이러스때문에 대부분의 건물들이 출입통제의 이유로 출입문의 일부를 닫아놓는데, 그로 인해 장애인들을 위한 입구가 막힌 곳도 종종 있다고 한다. 빨리 코로나 시국이 끝나서 예전처럼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티비를 보면 가끔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입법 및 법 개선에 대한 뉴스들을 본 적이 있는데 사실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갔었다. 하지만 직접 휠체어를 잡아보거나 체험을 해본 다면 그동안 관심 없고 소홀했던 또 다른 시선이 눈에 들어오게 되더라.
'누군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있다면 도와주세요. 작은 손길이 크게 필요한 사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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