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야간당직3 야당일기_15 대기중입니다 "중환자실 XXX님 위독하셔서 보호자분께 연락했습니다. 거리가 좀 있으셔서 오시는데 시간 걸릴 거예요." 병실에서 이런 연락이 오면 나는 주로 환자의 수납 내용, 이 전에 발급됐던 진단서 등을 보면서 보호자가 왔을 때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미리 준비를 하는 편이다. 위독하시다는 말은 금방 곧 돌아가실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에 오시는 보호자들도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마지막을 옆에서 지키시고 싶은 마음으로 오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렇게 전화를 받고 거의 2시간 정도 지나서 보호자들이 왔는데, 뒤로 이어서 침상을 끌고 들어오시는 분이 계셨다. "어떻게 오셨나요?" 그러자 앞에 보호자가 말을 하였다. "장례식장 차예요. 저희랑 같이 왔어요" '응???' "환자분이 사망하셨다고 연락이 왔나요.. 2021. 7. 3. 야당일기_13 5cm의 높이 우리 병원에는 투석을 받으시는 환자들이 가끔 계신다. 투석실이 없는 병원이지만 길만 바로 건너면 맞은편 병원에 투석실이 있어서 그곳에서 투석을 하시고 우리 병원에서 지내는 환자분이 있다. 아주 가끔 내가 근무할 때 시간이 맞으면 건너편 병원까지 직접 휠체어를 끌어서 안내해드리곤 하는데, 처음으로 휠체어라는 것을 끌어보게 되었다. 진짜 한달에 몇 번 없는 일이지만 덕분에 여러 가지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경사의 중요성 - 걸어다닐때는 몰랐지만 휠체어로 다닐 때는 조금만 경사가 있어도 환자가 쓰러질 수가 있다. 높은 경사가 있다면 뒤로 돌려서 움직이는 것이 안전하다. 고작 5cm의 문턱도 누군가에겐 버거울 수 있다 - 작은 턱이라도 사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휠체어로는 지나가기 쉽지 않다. 다행히도 모든.. 2021. 6. 16. 야당일기_12 100세시대 임종하신 환자의 차트가 내려와서 정리하는데 주민번호 20년대생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거의 한 세기를 살아오신 분이라 생각하니 대단하게 느껴졌다. 요즘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주변에 이만큼 장수하신 분이 흔치 않아서 더 눈에 들어왔던 거 같다. 잠시 후 연로하신 두 분이 오셨는데 보호자였다. 서류 확인차 신분증을 확인할 일이 있어서 보니 44년생. 환자 분의 자녀였다. 형제로 보이는 두 분은 어머니의 임종 순간을 보지 못해 안타까워 하셨다. 나는 절차대로 사망진단서 작성을 위해 간단한 내용 확인 및 수납을 진행하였는데 연세가 있으시다 보니 평소보다 좀 더 신경 써서 보호자 분들을 대할 수밖에 없었다. 한 분은 청각도 좋지 않으셔서 형제가 소통을 하는 데 있어서도 쉽지는 않았다. 잠시 후 보호자들의 상조.. 2021. 6. 13.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