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초 한여름의 기억.
장맛비처럼 장대 같은 비가 쏟아지던 어느 여름날 힐링을 위한 1박 2일 코스로 포천을 선택하여 출발하게 되었다.
좋은 날씨를 기대했으나 내뜻대로 되지 않는 날씨 덕에 숙소를 취소해야 할지 고민도 많았지만, 오셔도 된다는 숙소 사장님의 말을 듣고 폭우를 뚫고 백운 계곡으로 향하였다. 숙소 취소를 고민했던 이유는 계곡이 가고 싶어서 계곡 바로 옆에 있는 곳을 골랐기 때문이었다. 비 오면 계곡이 무슨 소용이야 ㅜㅜ. 그래도 가보자는 마음으로 고고!
무서울 정도로 쏟아지는 날이었다.
포천에 왔으면 한 번은 먹어봐야 하는 이동갈비 - 우리는 직판장에서 고기를 사서 숙소에서 먹을 예정!
1시간 30분이 넘는 시간을 지나 도착하니 다행히도 비가 많이 누그러진 상태였다. 물론 그친 건 아니었지만, 이 정도에 감사할 정도로 행복했다.
비 때문에 확 늘어난 계곡 물 - 내가 찾아본 계곡 사진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물살이 엄청 세서 가까이 가는 것도 위험했다. 다만 폭포 같은 물소리는 듣기만 해도 너무 시원했다.
우리가 묶을 숙소는 '비발디하우스 캠핑펜션'
캠핑장과 펜션을 같이 하는 곳인데, 캠핑이 귀찮아서 펜션을 예약하였다.
장점은 가성비 숙소와 계곡 바로 앞에 있다는 것, 그리고 친절한 사장님.
단점은 숙소 컨디션이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에겐 불편할 수 있고, 편의점 같은 시설이 멀다.
내 목표인 힐링을 생각했을 때 나는 전체적으로 만족했던 곳.
우리는 독채를 예약하여 이곳에서 지냈다. 바로 옆에 같은 건물 하나가 있었지만 충분히 조용하게 지낼 수 있었다. 단, 냉장고, 에어컨, 침대 등의 시설은 그저 그렇다는 것은 확인해야 한다. 도착하자마자 집을 풀고 저녁 준비를 해본다. 계획했던 계곡 물놀이는 이미 포기한 지 오래.
포장해 온 이동갈비를 그리들에 올려놓고 굽기 시작한다.
단짠이 조화로운 이동갈비 - 이거 사오길 진짜 잘했다. 사진 보니 또 먹고 싶어 진다.
1차 이동갈비에 이어 2차 삼겸살 시작. 진짜 먹는게 힐링이다. 야외에서 빗소리와 고기 굽는 소리의 하모니가 내 귀를 즐겁게 했다. 비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야외라 모기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걱정 없이 즐길 수 있었다. 그래도 계곡가이니 모기약은 챙기길!
볶음밥 안먹으면 한국인이 아니쥬? 이거 먹으려고 삼겹살 구운 거였다. ㅎㅎㅎ
다음날 눈 떳을때, 날씨가 너무 좋아 소리 질렀다. 어쩜 어제와 이렇게 다른 날씨라니. 계곡 전체가 녹색녹색에 맑은 하늘까지 그저 이렇게만 있어다오의 마음이었다.
계곡물도 어제에 비해 많이 잔잔해지고 맑아져서 다른 곳에 온 느낌이었다. 비발디하우스 계곡은 중간중간 아이들 놀기 좋게 공간을 만들어 놓은 듯싶었는데, 물이 너무 차가운 관계로 결국 계곡 물놀이는 포기하고 다음 일정으로 이동하였다.
어제와 또 다른 느낌의 숙소 - 가만히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서 좋았다. 시간이 너무 짧게만 지나가서 아쉬웠다. 다음에 또 올게 안녕~!
숙소를 나와 이동한 곳은 비둘기낭 폭포.
포천에 왔으니 둘러볼 곳을 검색하던 중 찾은 곳이었다. 숙소와의 거리는 조금 있어서 산길 드라이브 하는 마음으로 운전하면서 왔다. 날씨가 좋으니 뭘 해도 좋구나.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서 폭포로 간다. 시설이 잘되어 있고 포천시에서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이 들었다.
이곳은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속한다고 한다. 비둘기낭폭포는 비둘기 둥지와 비슷한 모양을 한 폭포라서 이름이 지어졌다고 하며 종종 사극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어제의 폭우로 인해 폭포의 물줄기가 시원하고 강력하게 쏟아졌다. 다른 사진들을 보니 날씨에 따라 폭포 물의 양이 다른거 같았다. 가볍게 산책하기 좋기 때문에 포천 여행을 한다면 꼭 한번 와보길 추천한다.
바둘기낭 폭포 옆에 전시관 같은 건물이 보여서 어딘가 봤더니 한탄강 지질센터가 있었다. 궁금한 건 또 못참는 성격이니 예정에는 없었지만 슬쩍 들러본다.
가볍게 방문한 곳이긴 하지만, 여기 강력추천! 특히 아이들 있는 집이라면 충분히 와볼만한 곳이라 생각한다. 어렸을 적에 배웠을 어렴풋한 지식들을 다시 한번 상기시킬 수도 있고, 시설이 깔끔하고 너무 잘되어 있었다. 아이들 체험할 만한 것도 있어서 꼭 와보시라 말하고 싶다.
여기까지 다 보니 벌써 시간이 오후 4시가 넘었다. 퇴근 시간 피해서 얼른 돌아가야지. 아마 평일에 이동해서 그런지 1박2일동안 둘러봤던 곳들이 대체로 한산했다. 주말에는 사람 많을 듯.. 오늘도 성공적인 여행이었다.
'작지만 소중한 일상기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상기억_91 조용한 제주도 숙소 귤나잇 (한라산뷰, 귤밭, 책방) (0) | 2023.02.09 |
---|---|
일상기억_90 일산 고양시 서울근교 조용한 숲카페 (0) | 2023.02.08 |
일상기억_88 고양시 갈비쌈 잔치국수집 뇌조리 국수집 (0) | 2022.08.20 |
일상기억_87 고양 행신 쌀국수 맛집 미분당 그리고 CGV (0) | 2022.08.15 |
일상기억_86 봉천동 서울대입구역 먹자골목 이가 육회 새우 그리고 하이볼 (0) | 2022.08.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