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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조용했던 밤이 있었다.
미리 업무인계를 받아서 알고는 있었다. 사망을 알리는 전화를 받았고, 잠시 후 작은 장례식장 차량이 고인을 모셔갔다. 평소처럼 보호자들의 대기도, 수납 안내도, 시끌시끌 울먹울먹 한 분위기라곤 단 1도 찾을 수 없었다. 그저 순식간에 끝나 오히려 공허한 복도의 공기만 느껴졌다.
우리 병원에 입원해 계시던 무연고 기초생활수급자 환자의 마지막 모습이다. 종종 지역주민센터의 복지사님의 연락으로 받게 되는 무연고자 환자들이 있다. 기초수급자임에도 연락하는 가족이 있고 보호자들이 있으신 분들은 환자가 임종하시게 되면 보호자들에게 연락이 가지만, 정말 연락할 곳이 하나도 없는 분들은 이렇게 그 누구에게도 연락하지 못하고 바로 장례식장으로 모시게 된다.
환자분이 어떤 인생을 살았고 어떻게 지냈는지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한 건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줄 이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은 정말 헛헛하구나를 알게 되었다.
'당신은 인생의 마지막을 함께 지켜줄 사람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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